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이 다수당의 법안 표결 진행을 막기 위해 본회의장에서 장시간 발언하는 행위를 말한다. ‘무제한 토론’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으로 번역할 수 있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안을 막기 위한 이번 필리버스터는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생중계를 보려는 사람들로 ‘국회방송’의 시청률은 10배 가까이 치솟았으며,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법안의 문제점을 짚으며 한국이 2011년 캐나다 새민주당(NDP)의 58시간 필리버스터 기록을 깨뜨렸다고 보도했다.
필리버스터는 1854년 미국에서 처음 시도된 이래 우리나라에서는 1964년 당시 초선 의원이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초로 행동으로 옮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료 의원의 구속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5시간19분 동안 발언해 안건 처리를 결국 무산시켰다. 이후 국내 필리버스터는 1973년 국회의원의 발언시간을 최대 45분으로 제한하는 국회법이 시행되면서 폐기됐다가 2012년 국회법(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면서 부활했다.
미국에서는 법안과 관련 없는 요리책이나 전화번호부를 읽어도 되지만, 국내에서는 법안과 관련된 사안만 연설 내용으로 허용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테러방지법안의 인권침해 요소를 짚으며 법안의 수정을 요구했다. 38명이 발언에 나서 표결을 최대한 지연시켰으나, 여당의 수정 거부와 현실적인 제약으로 결국 필리버스터를 끝냈다.
강건우 기자 gun@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