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흔히 비싸고 관리가 까다롭다는 인식과 달리 동양란에 입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1만원대 안팎에서 시작하는 가격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물주기와 온도조절만 잘 하면 어느 식물보다 관리가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동양란 제대로 구입하고 관리하면서 두고두고 즐겨보자.

　

　◆ 튼튼한 동양란 고르기=동양란 기르는 재미를 붙이려면 가격이 저렴하고(한촉에 1만원 이하) 번식이 잘되는 품종을 골라야 한다. 향기가 좋고 번식도 왕성한 소심류, 잎 무늬가 화려한 세엽혜란이 처음 기르기에 무난하다. 줄기가 튼튼하고 추위에 강한 중국 춘란인 송매와 용자도 입문용으로 적당하다.

　동양란을 고를 때는 꽃이 핀 난을 직접 보고 고르면 좋다. ‘개화주’가 없는 난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난은 꽃잎이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고, 만져봤을 때 두께가 충분히 두꺼워야 한다. 줄기는 지나치게 웃자라 검푸른 것보다는 키가 작아도 초록빛과 노란빛을 함께 띠면서 통통한 것이 좋다. 뿌리와 줄기가 만나는 지점인 ‘벌브’도 꼭 확인해야 할 부분. 이곳이 둥글면서도 윤기가 나야 한다. 뿌리가 공기 중으로 나오는 풍란은 뿌리 끝을 유심히 살피자. 튼실한 뿌리는 부식되지 않고 쌀알처럼 투명하면서도 반들반들하다.



　◆ 꽃 활짝 피우기=난의 꽃을 활짝 피우고 싶다면 ‘물’ ‘통풍’ ‘햇살’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물주기의 기본 원칙은 ‘한번에 많은 양의 물을 빠르게’다. 적은 양의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습기를 머금어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난석이 바싹 마르기 하루 전이 물주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다.

　단 겨울에는 난이 겨울잠을 자는 시기로 줄기와 난석이 마르더라도 물을 뜸하게 주자. 이때 난을 방안으로 들여 물을 흠뻑 주는 경우가 있는데, 추위에 대비해 웅크리고 있는 난을 억지로 깨우는 격이다. 겨울에도 1~2℃의 온도면 난이 살기에 충분하다. 여름철 역시 물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적게 줘야 한다. 습한 공기에 뿌리와 줄기가 썩기 쉬우므로 물을 준 다음 통풍을 하는 것도 필수. 봄·가을은 난의 줄기가 힘을 키우고 꽃을 피우기에도 이상적인 계절이다. 물을 이틀에 한번 정도로 자주 주고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햇살을 충분히 쫴주면 좋다. 난 잎에 물을 뿌린 뒤 뒷면을 닦아주면 수분조절이 훨씬 원활해진다.

　이 세가지를 충분히 챙겼는데도 새로 나는 잎의 숫자가 적고, 그마저도 시름시름 하다면? 비료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새싹이 올라오는 봄철에는 비타민과 활력제를, 난이 성장하는 가을에는 인산 성분의 화학비료를 묽게 희석해 난 전체에 분무기로 뿌리면 좋다. 한달에 세번이 적절하다. 여름철에는 응애나 민달팽이가 뿌리에 자리 잡기 쉬우므로 한달에 한번 살충제를 뿌려주자.

　◇도움말=안금환 국제난문화센터 이사장

　김해대, 사진=김덕영 기자 hda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