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어느 날, 평공이 기황양을 불러 물었다.
“요충지인 남양(南陽)의 현령으로 누구를 보내면 좋겠는가?”
“해호(解狐)라면 능히 해낼 수 있습니다.”
평공은 깜짝 놀랐다. 해호와 기황양은 원수지간이었기 때문이다.
“어찌하여 자네는 요직에 원수를 천거하는가?”
“주군께서는 적임자를 물으셨지, 해호와 소신과의 관계를 묻지는 않으셨습니다.”
평공은 해호를 남양 현령으로 임명했다. 해호가 선정(善政)을 베풀고 수비를 굳건히 세우니, 어떤 적도 남양을 넘보지 못했다.
얼마 뒤, 평공이 누구를 법관으로 삼을지 물었다. 기황양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기오(祁午)가 어질고 청렴해 가장 적합합니다.”
“그는 자네의 아들이 아닌가?”
“주군께서는 적임자를 물으셨지, 기오와 소신과의 관계를 묻지는 않으셨습니다.”
평공은 이번에도 기황양의 추천을 따랐다. 기오는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일을 처리해 모든 이의 존경을 받았다.
훗날 공자(孔子)는 기황양을 두고 “그야말로 대공무사한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여기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대공무사(大公無私)’다. ‘매우 공평하여 사사로움이 없다’는 뜻으로, 공적인 일 처리에 개인적인 감정을 개입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