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연일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단계를 기록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일기예보에 앞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된 지 오래.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의 7분의 1 정도밖에 안되는 미세먼지는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이 작은 불청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각종 호흡기질환의 원인=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와 산업단지의 매연 등으로 발생한다. 크기가 작아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속 깊숙이 들어갈 수 있으며 질산염·황산염·암모늄 등 각종 유독물질과 중금속·세균 등을 품고 있다.

만성기관지염·폐렴·폐암 등 각종 호흡기질환 발생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 한 외국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1㎥당 1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씩 증가할 때마다 폐암 위험이 22% 증가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침·가래·재채기 등 미세먼지로 인한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기관지염·폐렴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기관지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 호흡기질환 환자는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치매나 우울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혈액 속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장벽을 뚫고 뇌에 직접 들어갈 수도 있는 것. 뇌에 침투한 미세먼지는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거나 혈전을 만든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의 조사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지역에 사는 여성이 농도가 흐린 지역에 사는 여성보다 치매 발생률이 92% 높았다.

　◆방진 마스크 착용, 평소 물 많이 마셔야 도움=농도가 짙은 날은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나가야 한다면 방진 마스크를 착용한다. 마스어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약자인 KF 인증을 받은 제품이 좋다. KF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먼지를 잘 막지만 공기가 잘 안 통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KF80 정도면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옷을 털고 샤워를 해 몸이나 옷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를 없애준다. 목 안이 건조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하루 1.5~2ℓ의 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은 유해물질을 땀과 소변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음식으로도 미세먼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식이섬유소와 알긴산이 많은 김·다시마·미역·매생이 등 해조류는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준다. 인삼과 도라지에 함유된 사포닌은 이물질과 세균의 체내 흡수를 감소시킨다. 또 마·연근·야콘 등 뿌리채소에 함유된 뮤코다당류는 면역력을 높여 미세먼지로 인해 생기는 다양한 질환을 예방한다.

　김재욱 기자, 사진=이희철 기자 photole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