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이런 일도 있었다. 두 사람이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해 동굴로 들어갔는데 백아가 빗소리에 맞춰 거문고를 뜯었다. 백아가 비를 보며 임우지곡(霖雨之曲)을 연주하자 종자기는 주륵주륵 내리는 비 같다고 하고, 백아가 산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곡조인 붕산지곡(崩山之曲)을 연주하면 종자기는 산이 우르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날 종자기가 병을 얻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음악을 가장 잘 알아주던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던 백아는 그날로 애지중지하던 거문고 줄을 끊어버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뜯지 않았다. 종자기가 없으니 이제 세상에 자신의 음악을 알아줄 이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다’라는 뜻의 이 사자성어는 절친한 벗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이나 자신을 알아주던 사람이 없어졌을 때의 괴로운 심정을 나타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