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설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에는 유난히 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반가운 얼굴들과 회포를 풀 때는 물론 제사용이나 선물용으로도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전통주진흥협회가 추천하는 설에 활용하기 좋은 전통주에 대해 알아본다.

　음복하기 좋은 술

　차례를 지내고 난 뒤에는 제사상에 올렸던 음식으로 음복을 하기 마련. 음복하는 술은 다른 말로 ‘세주(歲酒)’라고 한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세주를 마시면 한해 동안 괴질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었다. 실제로도 세주에는 몸에 좋은 약재가 들어간다.

　<감홍로>는 평양지역에서 즐겨 먹던 세주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맛이 달고 붉은 빛깔을 띤다. 계피·진피·정향·생강·감초·지초 등 다양한 한약재가 들어가며, 조선시대 고관대작의 집에선 약을 대신해 <감홍로>를 마셨다고 전해진다.

　충남 당진에서는 세주로 진달래 꽃잎을 넣은 <면천두견주>를 즐겨 마셨다. 진달래꽃을 두견화라고도 하므로 두견주라 불리게 됐다. 진달래 꽃잎은 천식과 고혈압 치료제로도 쓰이는 약재다.

　이밖에 능이버섯이 들어간 <능이주>, 오미자로 담근 <산내울오미자주>, 쌀에 백련잎을 넣어 발효시킨 <백련맑은술> 등도 세주로 마시기 적당하다.

　선물용으로 추천할 만한 술

　과음은 금물이지만, 적당한 음주는 긴장을 풀어주고 스트레스를 없애준다. 이에 술은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특히 <문배술>과 <황금보리증류소주> 등의 전통주는 명절을 앞둔 이맘때면 판매액이 크게 늘어난다.

　<문배술>은 냄새가 문배의 과실 향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정작 재료로 배는 조금도 들어가지 않지만 말이다. 현재 <면천두견주> <경주교동법주>와 함께 중요무형문화재 제86호로 지정돼 있다.

　<황금보리증류소주>는 새만금 간척지에서 나온 황금새찰보리를 5일간 발효시키고서 참숯으로 여과해 만든다. 순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며, 은은한 누룩 향이 특징이다.

　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