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시 : 2017년 08월 30일
국회 연구단체인 농업과 행복한 미래(대표 김현권·홍문표 의원)와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회장 김종덕)가 10월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맛의 방주와 소농 그리고 농업의 미래’ 토론회에서 이 같은 사례가 제시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3년 맛의 방주에 등재된 경남 진주의 앉은뱅이밀. 1984년 밀 수매제 폐지 이후 지역의 토종 종자들도 사라졌으나, 진주의 경우 앉은뱅이밀 종자를 보존해 지역의 토종 밀이 유지되고 있다. 3대째 도정업을 해온 금곡정미소에서 앉은뱅이밀 종자를 농가에 보급하고 전량 수매해온 것이다.
특히 앉은뱅이밀의 재배면적은 맛의 방주에 등재된 2013년 30㏊, 92t에서 2015년 96㏊, 300t으로 크게 늘었고, 충북 청주·전남 구례 등으로까지 재배가 확대됐다. 또 앉은뱅이밀 전문 베이커리가 등장해 전국에 7개의 프랜차이즈가 운영되고 있으며, 앉은뱅이밀 전문 국수집도 경기 남양주·청주·진주 등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백관실 금곡정미소 대표는 “진주의 정체성과 연관된 앉은뱅이밀은 진주 인근 주민들의 국수·수제비 재료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왔다”며 “앉은뱅이밀을 이용한 6차산업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양평의 밀랍떡도 2015년 맛의 방주 등재 이후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밀랍떡을 이용한 와플·피자·스낵 등을 판매하는 슬로푸드 디저트 카페가 운영되는가 하면, 수요가 늘면서 농가의 일자리도 창출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2013년 푸른콩장과 흑우가 맛의 방주에 등재된 이후 꿩엿·순다리·강술·재래돼지 등 많은 품목이 등재되며 관광자원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김민수 슬로푸드제주지부 대표는 “지자체 차원에서 품목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유통이나 식단 등에 맛의 방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면서 “맛의 방주에 등재된 품목들이 제주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장은 “맛의 방주 프로젝트는 토종 자원을 지키는 것을 넘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전통음식을 계승하며, 소규모 가족농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며 “전 세계 맛의 방주 등재 품목 3800개 중 우리나라는 55개에 불과한 만큼 더 많은 토종 자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민간과 정부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