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예로부터 의림지의 명물로 알려진 것이 있으니 바로 ‘순채(蓴菜·사진 위)’와 ‘공어(空魚·사진 아래)’다.

　수생식물인 순채는 둥근 잎이 연잎과 비슷하며, 7~8월에 홍자색 꽃을 피운다. 어린잎은 줄기와 함께 우무 같은 점액질에 싸이는데, 이를 식용으로 쓴다. 순채는 그 효능이 남달라 예로부터 귀한 식재료로 꼽혔다. <규합총서>에는 ‘열을 내리게 해 온갖 약의 독을 풀어주고 비위를 열어 입맛을 돋운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에는 의림지 수면에 순채가 많이 자생해 임금에게 진상품으로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1972년 의림지에 수해가 나면서 순채 서식지가 훼손됐다. 이에 제천시농업기술센터가 순채 복원을 추진했으나, 생육조건이 까다로워 잘 되지 않았다. 현재는 제천시농업기술센터와 의림지 근처 홍광초등학교의 연못에서 순채를 일부 재배하고 있다.

　그럼 제천에서 순채음식을 맛볼 순 없는 걸까? 아니다. 순채요리 연구가인 박화자씨(60)가 운영하는 ‘약채락 바우본가(☎043-652-9931)’에서는 순채비빔밥·순채해물누룽지탕·순채초회 등을 맛볼 수 있다. 박씨는 “의림지의 순채가 복원돼 농가에 보급되면 국산을 이용하겠지만, 아직은 중국산을 쓸 수밖에 없다”며 “순채는 양념으로 다양한 음식에 활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공어는 의림지에서 자라는 빙어를 말한다. 1920년대에 일본에서 들여온 빙어를 의림지에 풀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고 하니 국내 빙어의 ‘원조’다. 의림지의 빙어는 다른 지역의 빙어보다 맑고 투명해 ‘공(空)어’라 부른다.

　김용갑 의림지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회장(65)은 “소양호에서 빙어를 잡아다가 의림지에 넣으면 거뭇한 빙어가 3일만에 노랗고 투명하게 변한다”며 “어릴 땐 족대로 뜨기만 해도 한가득 잡혔는데 지금은 외래어종이 많아져 외래어종 퇴치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아 기자, 사진=이희철 기자